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해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겼다. 국내 해양 재난 안전 관리 시스템도 이번 대형 참사로 함께 침몰했다. 인천에 자리한 청해진해운이 보여준 선박 관리 시스템은 온 국민을 경악케 했다. 사고 이후 정부가 보여준 사고 대처 모습도 우리 모두를 분노케 하고 있다. 이번 참사로 인해 숨진 모든 분과 그 가족분들에게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큰 빚을 지고 말았다.
사고의 진실을 밝히고 올바른 후속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으로 돌아왔다.
또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해 2차, 3차 등 간접적 피해가 예상되는 등 사회적 파장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벌써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어떤 사람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받는지 눈여겨 보는 언론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그 답은 이번 사고 수습 과정과 비슷한 서해5도서 백령도 앞바다에서 벌어진 천안함 침몰 사건에서 찾을 수 있다.
유일한 교통수단인 선박 여객선으로 왕래하는 섬 주민들과 여름 한 철 장사로 1년을 버티고 있는 민박과 식당 주인들은 벙어리 냉가슴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평소 알고 지내던 한 섬 주민은 향후 몇 년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질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특히 청해진해운이 운영하는 인천~백령간 노선에 속한 대청도, 소청도는 치명적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천안함 사건 때도 겪었던 일이기에 섬 주민들은 잘 알고 있다. 여기에 앞으로 학생들은 물론 국민들은 배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 것을 상당 기간 자제할 것으로 보여 도서 주민들의 고민은 한층 더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인천 연안 도서를 찾는 관광객들이 사고 이후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무책임한 해양 재난 안전 관리 시스템을 보았기에 국민들의 도서 관광에 대한 막연한 불안은 더욱 확산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해양 안전에 대한 완벽한 신뢰를 구축하지 못한다면, 섬 주민들의 애환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무능과 선박 회사의 승객들에 대한 안전 소홀 등 외부적 충격으로 인해 해양 도서 관광이 기울고 있다. 백령도의 두무진, 콩돌해안, 소청도의 분바위, 소연평도의 얼굴바위, 대이작도의 풀등, 덕적군도의 선단여, 강화 갯벌 등 서해 비경은 말없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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